2012년 10월 6일 토요일

"푸틴" 옛 소련 중앙아시아 주도권 회복에 총력

 

 

<푸틴, 옛 소련 중앙아 주도권 회복에 총력>

타지크 내 러'군사기지 2042년까지 연장주둔 따내 키르기스선 미군기지 몰아내고 러' 기지 건설키로
연합뉴스 | 입력 12.10.0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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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크 내 러'군사기지 2042년까지 연장주둔 따내

키르기스선 미군기지 몰아내고 러' 기지 건설키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때 미국의 영향권에 들어갔던 중앙아시아 지역의 주도권을 되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푸틴의 전략은 중앙아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영향력 강화로 구체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중앙아 국가 키르기스스탄과 현지 주둔 미군 기지를 폐쇄하고 러시아 기지를 세우기로 합의한 데 이어 5일(현지시간)에는 또다른 중앙아 국가 타지키스탄 내 러시아 군사기지를 2042년까지 연장 주둔시키기로 합의했다.

◇ 러'군 기지 2042년까지 연장 주둔키로 =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를 방문해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과 회담하고 기지 주둔 연장에 합의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두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관련 협정에 서명했다.

협정은 오는 2014년 종료되는 타지키스탄 내 러시아 제201 군사기지의 주둔 기한을 2042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외교 수석)은 밝혔다. 양측이 합의할 경우 주둔 기한을 추후 5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러시아는 기지 임대료도 지불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샤코프는 "협정은 기지 임대료와 관련 러시아에 상당히 우호적인 조건을 담고 있다"며 "약간의 돈을 지불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사실상 무료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협정은 2014년 종료되는 기지 임대 계약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우샤코프는 동시에 기지 주둔 러시아군이 외교관과 마찬가지로 면책 특권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 국외 최대 러시아 육군 기지 = '제201 기지'는 러시아가 국외에 유지하고 있는 최대 규모의 육군 기지로 약 6천800명의 병력이 머물고 있다. 기지는 타지크 수도 두샨베와 쿠르간튜베, 큘랴베 등 세 도시에 분산 주둔하고 있다.

러시아와 타지크는 2008년부터 기지 주둔 연장 협상을 벌여왔다. 협상은 한때 타지크 측이 기지 주둔 기간을 10년으로 줄이고 임대를 유료화하는 조건을 제시한 데 대해 러시아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한동안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타지크 측은 기지 임대료로 연 2억5천만 달러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은 타지크 내 러시아 기지가 러시아뿐 아니라 타지크에도 절실하다는 데 공감하고 타협책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타지크에 별도의 주둔료를 지불하지 않는 대신 타지크에 공급하는 무기 가격을 할인해주고 타지크군 장교들을 러시아 군사아카데미에서 무료로 교육시켜주는 등의 혜택을 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2014년 나토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뒤 남부 국경 지대 및 인접한 중앙아 지역의 안정 확보와 옛 소련권에 속했던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 강화 차원에서 군 기지 주둔 연장을 희망해왔다.

우샤코프는 "기지 협정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타지크 방문에서 가장 큰 성과"라며 "협정은 중앙아 지역의 안보와 안정 확보를 위해 아주 핵심적이고 중요한 문서"라고 강조했다.

◇ 타지크 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에도 합의 = 양국은 또 이날 러시아 내에서 일하는 타지크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에도 서명했다.

현재 러시아에선 약 130만 명의 타지크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소득은 연 30억 달러로 타지크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정도에 달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라흐몬 대통령과의 회담을 시작하면서 마침 60세 생일을 맞은 라흐몬에게 러시아제 최신 사냥총을 선물했다.

푸틴은 그러면서 "지혜로운 당신이 일부러 생일날에 맞춰 우리를 초청한 것 같다"며 "생일날에는 어떤 부탁도 거절할 수 없으니 당신이 요구하는 모든 문서에 서명해야 할 것 아니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치면서 라흐몬 대통령에게 편리한 시간에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

◇ 키르기스엔 새 러'군기지 건설합의 =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또다른 중앙아 국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를 방문해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키르기스에서 미군기지를 철수시키고 대신 러시아 군사기지를 주둔시키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날 체결한 협정에서 2017년부터 15년 동안 러시아 군사기지의 키르기스 주둔을 허용하고 양측이 합의할 경우 주둔 기간을 5년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대신 러시아는 2005년과 2009년에 각각 키르기스에 제공한 1억8천800만 달러와 3억 달러의 채무를 탕감해 주기로 했다.

아탐바예프는 푸틴과의 회담에서 비슈케크 인근 마나스 공항에 주둔중인 미군 기지를 임대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14년 이후에 반드시 폐쇄시키겠다고 확인했다.

2001년 설립된 마나스 미군 기지는 미군의 아프간내 대(對)테러 작전을 지원하는 물자 및 병력 수송센터 역할을 해왔다. 마나스 기지에는 약 1천500명의 미군 및 민간인 지원요원들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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